오세아니아 문화 시리즈 3편 – 오스트레일리아 애버리진의 드림타임 신화 세계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는 약 6만 년 이상 살아온 선주민, 애버리진(Aboriginal Australians)이 존재합니다. 그들의 세계관과 문화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드림타임(Dreamtime)’이라 불리는 신화적 시간과 영적 현실입니다. 드림타임은 단순한 전설이나 신화가 아닌, 자연과 인간, 조상과 후손, 시간과 공간이 연결된 총체적 세계관을 의미합니다.
1. 드림타임이란 무엇인가?
‘드림타임’은 서구인이 붙인 이름이며, 애버리진 언어로는 ‘알츄룽(Altjeringa)’, ‘주크파(Tjukurpa)’, ‘붕가(Bungga)’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립니다. 이는 창조의 시간이며, 조상령(Ancestral Beings)들이 땅과 생명, 언어, 법, 길, 계절 등을 만들고 노래와 춤으로 세상에 질서를 부여한 시기입니다.
이 세계는 현재에도 계속되는 영적 현실로 여겨지며, 애버리진들은 자연의 모든 요소—바위, 강, 동물, 별, 심지어 바람과 땅의 균열까지—에 조상령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믿습니다.
2. 드림타임 스토리 – 삶과 땅의 지도
드림타임은 문자가 아닌 구전 스토리텔링, 노래, 춤, 그림을 통해 전해집니다. 각각의 부족, 가족, 개인은 고유의 드림타임 이야기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드림링크(Dreaming)’라고도 부릅니다.
예를 들어, 무지개 뱀(Rainbow Serpent) 이야기는 다양한 부족에 공통적으로 전해지며, 비와 생명의 탄생, 물길의 형성 등을 상징합니다. 이처럼 신화는 단지 상상이 아니라, 지형과 생태, 계절 변화, 사냥 장소, 금기 지역 등을 알려주는 생활 지침이자 땅의 지도이기도 합니다.
3. 신성한 공간과 ‘드림트랙’
애버리진 문화에서는 ‘드림트랙(Dreamtrack)’ 또는 ‘송라인(Songline)’이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조상령이 이동하며 남긴 발자취로, 노래와 신화, 지리 정보를 담은 경로입니다. 드림트랙을 따라 걷거나 노래하면, 조상과 연결되고, 자연과 소통하며, 땅의 법과 전통을 기억하게 됩니다.
이 경로들은 수천 km에 걸쳐 호주 전역을 잇고 있으며, 부족 간 교류, 무역, 결혼 등을 가능하게 했던 중요한 사회 구조였습니다.
4. 예술로 표현되는 드림타임
드림타임은 애버리진 예술의 핵심 주제이기도 합니다. 점묘화(dot painting), 바디 페인팅, 바위 벽화, 조각, 노래와 춤은 모두 드림타임의 이야기를 담은 매체입니다. 그림 하나하나에는 장소, 조상, 동물, 식물, 하늘의 별자리 등이 상징적으로 녹아 있으며, 이는 철저하게 문화와 공동체 내 권한에 따라 사용됩니다.
즉, 누구나 아무 그림이나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조상, 혈통, 영적 연결이 허락된 이야기만 표현할 수 있습니다.
5. 현대 사회 속 드림타임의 지속
식민지배와 도시화로 인해 애버리진 문화는 오랫동안 억압받았지만, 1970년대 이후 자긍심 회복과 문화 보존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습니다. 현재 호주 정부와 박물관, 예술기관은 드림타임과 애버리진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보존하고 교육하는 데 적극적입니다.
또한, 많은 애버리진 예술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으며, 드림타임 이야기를 통해 전 세계인들과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 영성,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 FAQ
- Q1. 드림타임은 단지 신화인가요?
아닙니다. 드림타임은 현실 속에서도 계속되는 영적 세계이며, 애버리진 문화에서는 현재와 과거가 동시에 존재하는 개념입니다. - Q2. 드림타임 예술은 누구나 그릴 수 있나요?
전통적으로는 부족, 가족, 혈통에 따라 그릴 수 있는 이야기가 정해져 있으며,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은 문화적 전유로 간주됩니다. - Q3. 드림트랙을 따라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조상의 길을 따르는 행위로, 자연과 영적으로 연결되고, 삶의 규범을 따르는 수행적 여정입니다. 실제로 많은 애버리진 공동체는 드림트랙을 따라 순례하며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