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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나라별 음식

키비악(Kiviak): 그린란드의 독특한 발효 음식 문화

by 공수레공수거남 2025. 8. 18.

 

키비악(Kiviak): 그린란드의 극한 발효 음식 문화

 

그린란드에선 여름에 수확한 식량으로 아주 추운 겨울철 몇 달을 버텨야 했습니다. 그래서, 키비악(Kiviak)을 만들어 눈 속 깊이 보관해서 영양 보충하면서 생존에 대비하고 공동체 결속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극한의 자연 환경 속에서 발효된 생 새고기를 섭취하며 생존을 유지하려고 했던 삶의 방식입니다.

 

혹독한 북극의 겨울을 버티기 위해 탄생한 키비악(Kiviak)은 단순한 발효 음식이 아니라 생존의 지혜와 공동체 문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바다표범의 가죽 속에 수십 마리의 바닷새를 통째로 넣어 오랜 기간 발효시키는 방식은 현대인의 시선으로는 낯설고 충격적일 수 있지만, 그린란드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삶을 이어준 중요한 전통이었습니다.

1. 기원과 역사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 중 하나로, 겨울철에는 몇 달 동안 해가 뜨지 않고 수렵과 채집이 극도로 제한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름에 수확한 식량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겨울 내내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키비악은 바로 이러한 생존 전략에서 탄생한 음식입니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이누이트 사회에서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키비악을 만들어 겨울 축제나 의례, 혼례 등에서 나누어 먹었다고 전해집니다. 단순한 영양 보충을 넘어 공동체 결속을 강화하는 상징적 음식으로 자리 잡았던 것입니다. 키비악은 단지 ‘이색 음식’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맺은 독창적 관계를 보여주는 전통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제조 과정

키비악은 만들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바다표범 가죽 준비: 사냥한 바다표범의 가죽을 벗겨내고 안쪽을 깨끗이 처리합니다. 표범 고기는 따로 소비하거나 저장해 두며, 가죽은 일종의 발효 용기 역할을 합니다.
  2. 바닷새 채워 넣기: 작은 바닷새인 오크(auk)나 알크(alc) 종을 깃털, 내장까지 그대로 넣습니다. 때로는 수십에서 수백 마리까지 들어가기도 합니다.
  3. 밀봉: 가죽의 입구를 지방이나 지방질 있는 고기로 봉인해 공기를 차단합니다. 이는 부패를 막고 발효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4. 발효: 완성된 ‘표범 가죽 주머니’를 바위 밑이나 눈 속 깊이 묻어 수개월에서 길게는 18개월까지 발효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미생물과 효소가 작용해 고기가 부드러워지고 강렬한 발효 향을 띠게 됩니다. 위생적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어, 전통적으로는 경험이 많은 어른들이 주도하여 만들었습니다.

3. 맛과 풍미

외부인에게 키비악은 종종 ‘세상에서 가장 먹기 어려운 음식’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발효된 새고기에서 풍기는 강렬한 냄새와 치즈 같은 깊은 맛, 그리고 기름진 감촉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그러나 현지인들에게는 추위 속에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고열량과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귀한 자원이었습니다.

키비악은 보통 날로 먹으며, 얇게 썰어 빵과 함께 먹거나 소량씩 나누어 맛봅니다. 특유의 발효 향은 낯선 이들에게는 자극적이지만, 이누이트들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접해온 친숙한 향기입니다. 또한 술자리에서 함께 곁들이는 경우도 많아 사회적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4. 공동체와 전통

키비악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상징입니다. 겨울철 축제에서 온 가족과 이웃이 모여 키비악을 나누어 먹는 장면은 그린란드 전통문화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부족 사회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는 행위는 생존을 위한 협력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으며, 키비악은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또한, 키비악은 손님 접대의 상징적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귀한 손님이 오면 일부러 키비악을 꺼내어 나누어 주었는데, 이는 단순한 환대가 아니라 공동체적 연대와 신뢰를 표현하는 행위였습니다.

5. 현대 사회의 논란

오늘날 키비악은 문화적 유산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여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보툴리눔 독소 같은 치명적인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위생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무분별한 바닷새 포획은 생태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환경적 우려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위생 관리와 환경 보호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객에게 직접 키비악을 판매하기보다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하거나, 안전하게 조리된 샘플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6. 키비악의 문화적 의미

키비악은 ‘극한의 음식’이라는 수식어로 자극적으로 소비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 깊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발휘한 창의성, 공동체를 유지하고 후손에게 전승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현대 사회 속에서 전통을 보존하려는 시도까지 모두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키비악은 단순한 미식의 범주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과 생존의 지혜를 보여주는 인류학적 자산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문화권의 ‘낯선 음식’을 바라볼 때, 단순히 기이함으로 치부하기보다 그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오늘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

키비악은 극한의 자연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오늘날 지속 가능한 식량 관리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 자원이 불안정해지는 지금, 전통적인 보존 기술과 발효 문화는 여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 역시 글로벌 사회에서 중요한 덕목임을 일깨워 줍니다.

 

 

 


정리: 키비악은 외부인에게는 도전적인 음식이지만, 그린란드 사람들에게는 생존의 지혜와 공동체 전통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현대적 논란과 과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와 가치는 여전히 존중받아야 할 인류의 음식 문화 자산입니다.

※ 본문 내 이미지는 AI 생성 이미지(OpenAI ChatGPT 활용)이며, 직접 제작하여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