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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의 타투 ‘페아(Fa‘a)’ 문화의 고통과 명예

by 공수레공수거남 2025. 7. 22.

오세아니아 문화 시리즈 2편 – 사모아의 타투 ‘페아(Fa‘a)’ 문화의 고통과 명예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사모아(Samoa)는 아름다운 자연경관뿐 아니라, 강인한 공동체 문화와 전통적인 가치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문화 유산 중 하나는 바로 페아(Fa‘a Samoa), 즉 '사모아답게 살아간다'는 전통 철학에 근거한 전통 문신 문화입니다. 특히, 남성의 페아타우(Fa‘a tatau)와 여성의 말루(Malu)는 단순한 신체 장식을 넘어 공동체와의 연대, 고통에 대한 인내, 명예와 책임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1. 페아(Fa‘a Samoa)와 페아타우(Fa‘a tatau)의 철학

사모아의 삶은 '페아 사모아'라는 공동체 중심의 철학에 기반합니다. 이는 개인보다 가문, 마을, 종교, 연장자의 권위를 존중하는 문화입니다. 이러한 가치 체계는 전통 타투인 페아타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페아타우는 단순한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성년의 의례, 공동체를 위한 헌신, 자기 희생의 각인입니다.

남성의 전신 타투인 페아타우는 허리부터 무릎 위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문양으로 구성되며, 여성의 말루는 허벅지와 무릎 아래까지 부드러운 선과 점으로 표현됩니다. 이 문신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명예의 표식으로 간주됩니다.

2. 타투의 시술 과정 – 극한의 고통, 그러나 공동체의 축복

전통적인 사모아 타투는 툴리(tufuga ta tatau)라 불리는 장인이 고대 방식 그대로 시술합니다. 날카로운 멧돼지 송곳니나 거북 껍질로 만든 바늘에 검은 잉크를 묻혀, 망치로 두드리며 피부에 무늬를 새깁니다. 현대 기계 타투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완성까지 수일에서 수주가 걸립니다.

타투 중에는 출혈과 극심한 통증이 따르지만, 이를 참고 끝까지 견디는 것이 가문과 공동체에 대한 충성의 증표입니다. 시술 도중 포기하면 부끄러움(Shame)이 남아 가문과 본인의 명예에 큰 오점을 남깁니다. 그래서 시술자는 항상 가족과 친구들의 지지와 기도를 받으며, 공동체가 함께 참관하는 의식처럼 치러집니다.

3. 남성과 여성의 타투 의미

페아타우(Fa‘a tatau)는 사모아 남성이 성인으로서 공동체에 봉사할 자격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 안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깁니다:

  • 가문에 대한 책임
  • 신체적 고통을 감내하는 인내
  • 자기 희생과 리더십

말루(Malu)는 여성의 온화함과 공동체 내 조율자 역할, 간병자, 교사로서의 위치를 상징합니다. 비교적 부드러운 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아름다움과 상징성은 여성에게 자긍심과 위엄을 부여합니다.

4. 현대의 부활과 문화 자부심

서구 문화와 기독교의 유입으로 한때 사모아 타투는 사라질 뻔했지만, 최근에는 문화적 자부심과 정체성 회복의 상징으로 페아타우와 말루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모아 디아스포라(해외 이민자)들 사이에서도 이 전통은 자긍심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으며, 뉴질랜드, 호주, 미국 등에서도 전통 방식으로 타투를 받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또한, 사모아 정부는 툴리 장인의 법적 보호페아 문화의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며 이를 세계적인 문화 자산으로 보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5. 문화적 오용에 대한 경계

사모아 타투는 단순한 패션이 아닙니다. 그것은 수백 년간 공동체가 지켜온 신성한 의식이며, 외부인이 의미를 모르고 흉내 내는 것은 심각한 문화적 전유로 간주됩니다. 특히 말루를 허락 없이 복제하는 것은 사모아 여성에게 깊은 모욕감을 줄 수 있습니다.

사모아 타투를 받기 위해선 툴리 장인의 허락, 공동체의 동의, 그리고 문신의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통과 신성성을 훼손하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 FAQ

  • Q1. 사모아 타투를 받으려면 누구에게 가야 하나요?
    반드시 ‘툴리 타 타타우(Tufuga Ta Tatau)’라는 전통 장인에게 가야 하며, 그들은 가문 내에서 대대로 기술과 철학을 전수받습니다.
  • Q2. 타투 중단 시 어떻게 되나요?
    시술 도중 포기하는 것은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며, 문화적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완성되지 않은 문양을 ‘타예파(Ta‘epa)’라 부르며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 Q3. 여성도 말루를 받아야 하나요?
    반드시는 아닙니다. 하지만 공동체에서 인정받는 여성 지도자나 문화 전승을 담당하는 여성들이 말루를 받으며, 이는 자발적인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