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 문화 시리즈 1편 – 마오리족의 얼굴 문신 ‘모코(Moko)’에 담긴 가족 이야기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Māori)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문화 중 하나를 유지하고 있는 민족입니다. 이들의 얼굴 문신, ‘모코(Moko)’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정체성, 가계, 위상, 영혼의 이력서를 나타내는 문화적 상징입니다. 특히 얼굴에 새겨지는 타 모코(Tā moko)는 한 개인의 삶과 가족 이야기 전체를 담는 예술로 간주됩니다.
1. 모코란 무엇인가?
‘모코’는 일반적인 타투(tattoo)와는 다릅니다. 모코는 잉크로 피부 위에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전통 도구로 피부를 조각하듯 파내어 만든 문양입니다. 피부가 부풀고 상처 자국이 생기기 때문에 더욱 영구적이고 입체적인 효과를 냅니다. 이는 마오리 사회에서 신성하고 영적인 의례로 여겨집니다.
2. 얼굴 모코의 의미
얼굴은 인간의 정체성과 영혼이 깃든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마오리족은 얼굴에 새겨진 모코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것들을 표현합니다:
- 가문과 족보 – 각 문양은 조상과 부족, 씨족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누구의 자손인지 확인할 수 있는 상징입니다.
- 사회적 지위 – 전사, 지도자, 주술사 등 사회 내 역할과 공헌도를 나타냅니다.
- 개인의 삶 – 전투 경험, 결혼, 가족사, 명예로운 사건 등을 상징화합니다.
이처럼 모코는 개인이 일생을 걸쳐 완성해 가는 ‘살아 있는 문신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여성의 모코 – 모코 카우아에(Moko Kauae)
여성은 주로 턱과 입 주변에 모코를 새깁니다. 이를 모코 카우아에(Moko Kauae)라고 부르며, 이는 지혜, 모성, 가문에 대한 헌신을 나타냅니다. 여성 모코는 공동체에서 존경받는 여성들에게 주어졌으며, 어머니로서의 역할, 공동체 유지에의 기여를 의미합니다.
4. 현대 사회에서의 부활
식민지 시대와 기독교 문화의 유입으로 한때 모코는 금기시되거나 사라질 뻔했지만, 1980년대 이후 마오리 문화의 자긍심 회복 운동과 함께 부활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마오리 젊은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모코를 선택하고 있으며, 전통 기술과 현대 타투 기법을 융합하는 방식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5. 문화적 존중과 세계적 관심
모코는 세계적으로 예술성과 상징성 면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마오리족은 이를 외부인의 모방과 상업화에 대해 경계합니다. 타인의 얼굴 문양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의미를 모른 채 흉내내는 것은 문화적 절도(cultural appropriation)로 간주되며, 심각한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오리 공동체는 전통 모코 장인을 ‘토호우(Tohunga)’라 부르며, 그들의 지식과 기술을 신성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코 시술 전 가문과의 인터뷰, 조상의 이야기, 개인의 삶을 면밀히 파악하여 문양을 설계합니다.
💡 FAQ
- Q1. 모코와 일반 타투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모코는 전통 도구로 피부를 파내어 만든 문신이며, 개인의 족보와 정체성을 담은 신성한 의례입니다. 일반 타투는 단순한 장식이거나 개인적 표현일 수 있습니다. - Q2. 마오리인이 아닌 외부인도 모코를 새길 수 있나요?
마오리 공동체의 허락 없이 전통 모코를 새기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됩니다. 의미를 정확히 알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 Q3. 오늘날에도 모코를 하는 사람이 많나요?
네, 특히 마오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긍심과 문화 정체성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며, 모코도 그 일부로서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